계속된 심신 활동은 피로를 느끼게 한다. 피로는 정신과 운동기능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일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대표적인 피로 현상은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 등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1초만 졸아도 수십 미터를 무방비로 주행하게 되는데 제동이나 제어 없이 사고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사고 심각도가 다른 교통사고에 비해서 클 수밖에 없다. 피로한 상태로 운전할 경우 교통사고 치사율은 많이 증가하는데, 일반 교통사고보다 약 3~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음주 운전보다도 더 높은 치사율이다.
회전하는 톱날 앞에서도 졸음에 눈이 감기거나, 중요한 회의를 쉬지 않고 준비하다가 정작 발표 시간에 지각해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피로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을 잘 해결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피로와 싸우고 극복하는 일상의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피로 연구의 방향과 주제들에서 피로에 관한 연구는 주로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첫째, 인지 및 운동 능력이 피로에 의해서 어떻게 저하되는가에 관한 연구들이다. 둘째, 인지 및 운동 능력의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연구들이다. 구체적으로 피로로 인한 부담과 건강상의 장애를 파악하는 것과 작업 및 근로 조건이 건강 유지를 위해서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말한다.
피로는 작업의 종류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자동차 운전에서의 피로를 생각해 보자. 자동차 운전 중에 발생하는 피로는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피로와 함께 자동차 운전 상황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자극에 집중하여야 하는 정신적 긴장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운전 중에 발생하는 피로를 스트레스 피로 라고 불렀는데 환경 자극에 집중해야만 하는 긴장 상태가 누적되면서 신경계 및 내분비계통에 발생하는 불균형이 피로의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피로에 관한 연구 주제들은 시기적으로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시기에는 산업 장면에서의 생산성과 피로를 관련짓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제1차 세계 대전과 그 이후에 수행된 연구들이 주로 다루었던 주제들로 작업자의 생산성이 피로와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피로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두 번째 시기는 1940년대와 1950년대 사이로 비행기나 탱크 그리고 잠수함 같은 새로운 전쟁 무기나 복잡한 기기들이 발명되면서 공학심리학 및 인간공학적 측면으로 기계 조작과 피로를 관련짓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세 번째 시기는 1950년대 이후로 자동차가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사고가 피로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한 연구들이다.
피로에 관한 연구는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왔지만, 공통적인 것은 피로가 위험이나 사고 및 사건과 어떠한 관련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위험과 안전에 관한 연구에서 피로가 주요한 주제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은 작업 능력이나 운동 능력 및 인 지각 능력이 피로 현상으로 인해서 감소한다는 견해 때문이다.
생리적 피로는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나 영향에 문제가 있을 때 경험하게 된다. 생리적 피로는 신체상의 직접적인 손상으로 나타난다. 피로는 지속적인 집중이나 수행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정신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요인들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피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정보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필요한 대상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피로와 심리작용에서 피로를 발생시키는 조건은 다양하다. 피로할 때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현상은 경계나 선택적 주의 및 복잡한 의사결정 그리고 자동화된 지각 운동 제어기능 등의 활동들이 저하되는 것이다.
Bartlett(1948)는 피로해지기 전에 나타나는 행동상의 전조 현상을 4가지로 제시하였으며, 피로 전조 현상을 통해 피로를 예방하거나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첫째, 피로 전조 현상은 움직임의 시작과 종료에 필요한 시간이 부적절해지는 것이다.
둘째, 자극반응 내성이 증가하게 된다.
셋째, 예측 시간이 감소하는 것이다.
넷째, 신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피로로 인한 스트레스는 정보처리에 영향을 미치는데, 장기기억으로부터의 정보 인출에는 별로 지장을 주지 않지만 가진 작업 기억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피로가 증가하면 시간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는 입력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정보 원천이 더 큰 비중을 갖게 되며, 정확도가 감소할 수 있다. 더불어 복잡한 심적 계산 능력이 저하되고 한 가지 방법에만 집착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정보처리사의 문제는 중요한 선택에 실수를 발생시키고 사고나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피로는 작업부하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과 주의, 지각, 의사결정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에 지속해서 대처하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리고 피로를 느끼게 되는 작업자의 동기나 업무에 대한 흥미 그리고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금속 조립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 요인들을 살펴본 조사에서는 육체적 부하가 다차원 피로 척도로 측정한 피로 점수와 전반적 피로도 그리고 일상생활 기능장애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로와 졸음에서 현대 산업사회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유발하고 있다. 기술 발달이 휴식 시간을 늘려 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기술이 발달할수록 수면 시간은 줄고 수면의 질 역시 하락하는 정반대의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총무청 조사 결과, 5년 전에 비해 사람들의 수면 시간은 19분 이상 감소하였고, 일하는 시간은 12분이나 늘어났다.
수면시간은 질병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등의 위험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수면은 몇 가지 단계로 나뉘는데 각 단계에 따라 생성되는 뇌 전위는 다르다. 수면에 대한 가장 극적인 구분 기준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일 것이다.
얼마나 피로한 지는 얼마나 오랫동안 잠을 잤는가보다 얼마나 깊이 있는 잠을 깊이 잤는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수면 부족으로 졸리는 것은 오후가 될수록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신체는 나른해지고 활력이 없어진다. 자율신경계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식욕부진, 구역질이나 설사 등이 일어나기 쉽다. 정신 기능에도 의욕이 감퇴하고 주의집중이 떨어지고 지구력도 약해진다. 계속된 수면 부족 상태는 내장이나 형관 계통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서적 장애를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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