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청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도 우리가 생존하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살펴본 두 감각에 비해 다른 감각들은 정보를 수집하고, 조작하며,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이유는 인간이 사용하는 상징적 기호나 형상이 시작과 청(말, 그림, 사진 등)들로 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우리 문화가 보는 것과 듣는 것에 편중되어 있고(TV, 라디오, 영화 등) 만지는 것이나 냄새 맡는 것에 비교적 덜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타 감각은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화학적 성질을 대상으로 하는 미각과 후각, 둘째, 통각과 촉각의 피부감각, 평형감각과 운동감각이다.
후각은 가장 원시적인 감각기관이면서 생존에 감각기관이기도 하다. 냄새를 맡는 감각기관인 코는 뇌와 가장 가깝게 자리 잡고 있다. 그 때문에 다른 감각기관에 비해서 뇌에 직접적인 경로로 정보를 보낼 수 있다.
개의 경우 후각 피질은 뇌 옆쪽에 약 1/3을 차지하는 반면, 인간의 경우는 약 1/20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후각은 민감도가 다른 동물에 비해 훨씬 떨어지긴 하지만 장기기억과 관계가 있다. 어떤 냄새를 맡으면 연관되는 기억이 물밀듯이 회상되는 것은 냄새와 기억이 강력하게 연합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콧속에서 수용기를 가진 후각 상피만이 있다. 후각 수용기는 콧속 약 4~6cm의 작은 세포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액체에서 증발하거나 기화된 물질들이 공기 중의 미립자 형태로 후각 수용기에 닿게 되는데, 후각 상피에 있는 수백만 개의 유모세포가 이 물질들을 신경 흥분으로 변환시킨다. 후각에 의해서 감각되는 냄새는 크게 신 냄새와 쓴 냄새 및 땀 냄새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이들이 시각에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드는 삼원색처럼 여러 가지 다른 냄새를 만들어 내는 재료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후각은 특정 물질이나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일상적인 냄새로 구별할 수 있는 종류는 15~32개 정도이고 훈련한다면 60개 정도까지도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냄새의 종류는 단순히 복합적인 냄새를 말하며 강도의 차이를 제외한 냄새의 경우 3~4개밖에 구별할 수 없다. 따라서 후각은 냄새의 존재 여부를 탐지하는 기능이 대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각 수용기들은 맛봉오리라는 곳에 뭉쳐 있다. 맛에 민감한 정도는 냄새 민감도보다 떨어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맛 중에서도 쓴맛과 신맛보다는 단맛에 더 예민하다. 미각 신경섬유의 반응을 측정해 보고 또 유기체의 행동을 관찰하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맛봉오리의 민감도와 종류에서 차이를 보인다. 고양이와 닭은 단맛의 음식에 반응하는 미각 수용기들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개나 쥐 그리고 돼지 등은 단맛에 대한 수용기만 가지고 있다.
기본 미각은 단맛, 짠맛, 쓴맛 및 신맛을 포함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맛뿐만 아니라 냄새, 물체 표면의 결, 온도 등에 미각에 기여한다. 미각 수용기에 미세 전극을 꽂은 다음 각 세포의 반응을 측정해 본 결과, 설탕과 소금에만 반응하는 세포들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어떤 맛 하나만을 처리하는 수용기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도와 습도에서 압각 및 통각은 피부 위치에 따라 압력에 예민한 정도는 다르다. 매우 예민한 부위는 손가락 끝, 입술, 혀끝 등이다. 이런 곳은 보통 다른 부위(가슴,배 등)에 비해 압력 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 통각을 유발하는 자극은 상당히 많다. 피부 긁힘, 압력, 열 비틀림, 큰 소리, 강한 빛 등이 통각을 일으킨다. 통각의 특징은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며 주의를 다른 데 돌릴 경우 통증을 덜 느끼거나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환상지 통처럼 팔이나 다리가 이미 절단되었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진정 감각과 운동감각에서 진정 감각은 신체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감각인데, 우리는 이 감각을 직접적으로 의식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신체 움직임, 자세, 방향 등을 잘 결정한다. 행동이나 자세의 안정적인 변화는 진정 감각과 시각 및 운동감각들이 서로 협동하기 때문이다. 성인의 경우 시감각과 운동감각이 정상적이면 전정기관이 없어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전정기관은 귀의 내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액체가 든 세반고리관을 말한다. 3개의 관은 서로 직각으로 배열되어 있는 삼차원 구조를 이룬다. 한 관의 수평면에서 머리가 회전하기 위해 시작하면 이 움직임이 관 내의 액체를 이동시키고, 이것이 다시 수용기의 유모세포를 굽힌다. 유모세포들은 진정신경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 신경들은 청각 신경과 함께 뇌로 간다. 몸이나 머리의 기울임이나 낙하 등이 전정기관을 자극한다.
이 자극들은 안구운동과 흥미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 스케이트를 탈 때와 같이 바로 선 자세에서 몸을 회전시키면 전정 안진이라는 눈이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땀이 나고, 토할 것 같고, 힘이 빠지는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멀미는 시각 정보와 전정 정보의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한 협력이 깨질 때 발생하는 증상이다.
운동감각은 운동과 신체 위치에 대한 감각이다. 운동감각은 전정감각 및 시감각과 협동하여 신체 자세와 균형을 유지한다. 운동감각이 없다면 자세 유지, 걷기, 기어오르기 등은 물론이거니와 손 뻗기, 물건 쥐기 등의 수의 운동을 통제하는 데도 상당한 곤란을 겪게 된다. 운동감각은 관절 및 근육에 있는 신경 말단으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관절에 있는 신경 말단은 몸의 위치와 운동을 탐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근육에 있는 감각 수용기들은 근육의 수축과 자세를 조정하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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